코딩 강사 10년, 그만두려 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초보 강사 시절의 막막함, 시행착오, 그리고 지금까지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것 · 현직 강사의 솔직한 기록

▲ 처음 강의실에 섰을 때와 10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이미지 제공)
이 글은 코딩 교육 방법에 관한 글이 아닙니다. 강사로 일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10년 동안 있었던 일들, 그 중에서 쉽게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씁니다. 초보 강사 시절에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어요. 그 순간을 넘기게 해준 것, 그리고 지금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까지 솔직하게 정리했습니다.
코딩 교육을 고민하시는 부모님들이 강사를 고를 때 이 글이 조금이라도 참고가 됐으면 합니다. 어떤 강사가 아이 앞에 서있는지가 교육 도구나 커리큘럼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참고 자료: 교사 — 한국어 위키백과
1. 처음 강의실에 섰을 때 — 아무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경험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지 처음 알았던 시절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처음 강의실에 섰을 때, 저는 코딩은 알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은 몰랐습니다. 기술을 안다는 것과 그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완전히 다른 일이라는 걸 첫 수업에서 바로 알게 됐어요.
처음 맞닥뜨리는 상황들이 다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마다 진도가 달랐고, 성향도 달랐어요. 집중을 못 하는 아이, 혼자만 하려는 아이,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달려드는 아이, 아무리 기다려도 시작을 못 하는 아이. 같은 설명인데 누구는 바로 이해하고 누구는 열 번을 들어도 모르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당연히 학부모님도 신경 써야 했어요. 아이 이야기를 드려야 하는데, 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몰라서 상담이 끝나고 나면 제가 더 지쳐있는 날도 있었습니다.
"내가 강사를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 건 딱 한 번이 아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반복됐어요. 아이들 앞에서는 자신 있게 보이려 했는데, 혼자 있을 때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코딩은 알지만 강사로서 나는 아직 모른다는 감각이 매일 있었어요.
그 시기에 그만둘까 생각한 적이 있었냐고 묻는다면, 있었다고 말해야 솔직한 겁니다.
2. 버티게 해 준 건 결국 아이들이었습니다
시행착오와 오해의 시간을 이겨내게 한 것
그 시기를 넘긴 결정적인 이유를 물어보면 저는 항상 같은 말을 합니다. 아이들이었습니다.
강사 초기 시절,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아이에게 맞지 않는 미션을 줘서 거부감을 만든 적도 있었고, 부모님 상담 내용을 선입견으로 가져가서 아이를 오해한 적도 있었습니다. 저 때문에 아이가 힘들었을 수 있겠다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아이들이 저를 다시 강의실로 오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강사가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직접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업에서 보이는 반응이 솔직하게 알려줘요. 집중하고 있는지, 재미있는지, 지루한지. 그 피드백을 받으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게 느껴졌고, 그게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 강의실에서 쌓인 사례들이 결국 강사를 만듭니다 (이미지 제공)
3. 지금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
10년이 지난 지금,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동기
10년이 지난 지금, 왜 계속하냐고 물으면 저는 한 장면을 떠올립니다. 아이가 코딩을 통해서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설명드릴게요. 처음에 아이들은 강사가 미션을 줘야 움직입니다. "오늘은 이걸 만들어봐요"라고 해야 시작하고, "이 다음엔 이렇게 해봐요"라고 해야 이어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달라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강사가 미션을 주기 전에 먼저 "선생님, 저 이번엔 이걸 만들고 싶어요"라고 먼저 말하는 거예요. 그리고 수업이 끝나도 자리를 안 뜨고, 집에 가서도 혼자 만들어오는 아이가 됩니다.
이 말이 나오는 순간이 저한테는 가장 큰 동기부여입니다. 코딩 실력이 늘어서가 아니에요. 아이가 스스로 배우는 사람이 됐다는 걸 코딩이 만들어줬다는 것, 그게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핵심입니다. 강사가 옆에 없어도 스스로 찾아가는 아이. 그 순간을 만드는 데 제가 조금이라도 역할을 했다는 게 보람입니다.
4. 강사를 고를 때 이 질문을 해보세요
이 글을 읽는 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실질적인 조언
이 글을 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코딩 교육을 고민하시는 부모님들이 강사를 고를 때 도움이 됐으면 해서예요. 커리큘럼이나 교재보다 강사가 훨씬 중요합니다. 그리고 좋은 강사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방법이 있어요.
상담에서 이 질문을 해보세요:
① "우리 아이 같은 성향의 아이를 가르쳐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② "수업 중 아이가 힘들어할 때 어떻게 접근하시나요?"
③ "지금까지 가르친 아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변화가 무엇인가요?"
이 세 질문에 구체적인 에피소드로 답하는 강사와, 일반적인 교육 방침만 말하는 강사는 다릅니다. 경험이 쌓인 강사는 사례로 이야기합니다. 경험이 없는 강사는 원칙으로 이야기해요. 어느 쪽이 아이 앞에 서야 하는지는 부모님이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10년간 수백 명의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새로운 아이를 처음 만나는 순간은 항상 처음입니다. 그 아이가 어떤 성향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미션에서 눈이 반짝이는지를 파악하는 시간이 매번 새롭게 필요해요.
그만두고 싶었던 시절의 저는 그게 두려웠습니다. 지금의 저는 그게 이 일의 재미라는 걸 압니다. 경험이 쌓인다는 건 모든 걸 안다는 게 아니에요. 처음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아이가 스스로 배우기 시작하는 순간을 만드는 것. 10년이 지나도 그게 가장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건 변하지 않았습니다.
마치며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코딩 강사를 직업으로 선택하려는 분들이 읽으신다면, 처음이 어렵다는 걸 미리 알고 가셨으면 합니다. 경험이 없는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그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건 결국 아이들 앞에서 얻는 작은 성공 경험들이었습니다.
코딩 교육을 고민하시는 부모님이 읽으신다면, 강사에게도 성장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경험이 쌓인 강사는 그 시간을 이미 버텨낸 사람입니다. 그게 아이 앞에서 차이를 만들어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10년 전 그만두려 했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그때 버텼기 때문에 지금 이 말을 듣고 있다는 것. 그게 이 일을 계속하는 가장 단순하고 강력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