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충동적인 아이가 코딩의 순서 설계로 달라진 이야기
생각 없이 먼저 실행하던 아이가 "코딩하기 전에 순서 먼저 써볼게요"라고 말하기까지 · 현직 강사의 실제 수업 기록

▲ 코딩에서 순서를 먼저 설계하는 습관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만듭니다 (이미지 제공)
"우리 아이가 뭐든 생각 없이 먼저 해버려요. 숙제도 문제 끝까지 읽기 전에 답부터 쓰고, 게임도 설명 안 읽고 시작했다가 막히면 화를 내요. 차분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안 되는 아이 같아서 걱정입니다." 상담실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성우(가명)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코딩 수업에서도 강사 설명이 끝나기 전에 블록을 조립하기 시작했고, 당연히 매번 막혔어요. 그런 성우가 6개월 후 처음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코딩하기 전에 순서 먼저 써볼게요." 알고리즘 설계가 충동성을 다스리는 훈련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 참고 자료: 집행 기능 — 한국어 위키백과
1.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블록을 조립하던 아이
충동적 행동 패턴의 실체와 첫 수업에서 파악한 성우의 구조
매주 수요일 오후 수업에 오던, 강의실 문을 열기 무섭게 가방을 던지고 자리에 앉자마자 전원 버튼부터 누르는 버릇이 있던 초등 5학년 성우(가명)를 처음 만났을 때, 첫 수업 5분 만에 패턴이 보였습니다. 제가 미션을 설명하는 도중에 성우는 이미 블록을 화면으로 끌어다 놓고 있었어요. 설명을 다 듣지 않고 먼저 시작한 거였습니다.
"선생님, 성우가 워낙 급한 아이예요. 뭐든 먼저 해버리고 나서 틀리면 짜증 내거든요. 학교에서도 선생님 말씀이 끝나기 전에 행동부터 해서 혼난다고 하더라고요. 코딩은 순서가 중요하다던데, 오히려 그게 이 아이한테 맞지 않을까 싶어서 보내봐요. 근데 솔직히 여기서도 설명 안 듣고 막 할까 봐 걱정이 되긴 해요."
어머니의 걱정대로 성우는 수업마다 같은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먼저 실행하고, 막히면 짜증 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과정이 반복됐어요. 저는 몇 주를 관찰한 뒤 성우의 충동성 원인을 파악했습니다. 성우는 기다리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게 아니라, 시작 전에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 자체를 몰랐던 것입니다. 생각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도구가 없었던 거예요.
2. 순서를 종이에 먼저 쓰게 했습니다
충동적 행동 패턴을 바꾼 핵심 전략 — 생각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것
저는 성우에게 한 가지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코딩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종이에 순서를 세 줄 이상 써야 한다는 규칙이었어요. "먼저 뭐 할지, 그다음 뭐 할지, 마지막에 뭐 할지"를 손으로 쓰고 나서야 화면을 열 수 있게 했습니다.
처음에 성우는 이 규칙을 불편해했습니다. "선생님, 그냥 하면 안 돼요? 어차피 하다 보면 알잖아요."라고 했어요. 저는 말했습니다. "해봤더니 어떻게 됐어?" 성우가 잠깐 멈추더니 "막혔어요"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오늘은 순서 써보고 시작해보자." 성우는 투덜거리면서 종이를 꺼냈어요. 그게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성우가 처음 쓴 순서 (원문 그대로):
1. 캐릭터 만들기
2. 움직이게 하기
3. 점수 나오게 하기
투박하고 단순했지만, 성우가 처음으로 코딩 전에 머릿속을 정리한 결과였습니다. 그날 수업에서 성우는 처음으로 도중에 막히지 않고 미션을 끝냈어요.
3. "코딩하기 전에 순서 먼저 써볼게요" — 달라진 순간
3개월 후 성우에게 일어난 결정적 변화
3개월이 지났을 때였습니다. 그날은 조금 복잡한 미션이었어요. 저는 성우가 또 설명 중간에 화면부터 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성우가 먼저 노트를 꺼냈어요. 그리고 조용히 뭔가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옆에서 보니 순서를 쓰고 있었어요. 미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요.
이 말이 나오는 데 3개월이 걸렸습니다. 성우가 규칙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순간이었어요. 순서를 먼저 쓰는 게 귀찮음이 아니라 막히지 않기 위한 자기만의 방법이 됐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날 성우는 그 복잡한 미션을 반 안에서 가장 먼저 완성했습니다.

▲ 종이에 쓴 세 줄이 충동적인 아이를 설계하는 사람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미지 제공)
4. 알고리즘 설계가 충동성 훈련이 되는 이유
컴공 전공자 시각에서 본 순서 설계와 억제 조절의 구조적 연결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교육 현장에 들어온 지 10년입니다. 개발 현장에서 경험 있는 개발자와 초보 개발자를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코딩을 시작하기 전에 설계를 하는지 안 하는지입니다. 초보는 바로 코딩을 시작합니다. 경험이 쌓인 개발자는 반드시 먼저 설계를 합니다. 설계 없이 시작하면 결국 막히고,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
알고리즘 설계는 충동 조절과 구조가 같습니다. 충동적인 사람은 결과를 생각하기 전에 행동이 먼저 나옵니다.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훈련은 "실행하기 전에 순서를 정하는 것"을 반복 훈련시킵니다. 이 훈련이 코딩 이외의 상황에서도 "먼저 생각하고 나서 행동하는" 패턴으로 이어집니다.
성우에게 가장 효과적이었던 건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라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순서를 쓰는 종이와 연필이었어요. 생각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도구가 생기자, 실행 전에 멈추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말로 가르치는 것보다 경험으로 훈련하는 것이 훨씬 강력합니다.
충동성은 없애는 게 아닙니다. 그 에너지가 먼저 설계로 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코딩이 그 구조를 훈련합니다.
아이에게 "천천히 해", "생각하고 해"라고 말하는 것과, 생각을 정리할 도구를 주는 것은 다릅니다. 집에서도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순서를 세 가지만 써봐"라고 해보세요. 숙제도, 청소도, 게임도요. 처음엔 귀찮아할 겁니다. 하지만 순서를 쓰고 나서 시작했을 때 더 잘 됐다는 경험이 쌓이면, 아이 스스로 먼저 쓰는 선택을 합니다. 코딩이 그 첫 번째 훈련장이 될 수 있습니다.
5. 코딩이 성우에게 남긴 것
6개월 후 강의실 밖으로 이어진 변화
6개월 후,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학교에서 그룹 프로젝트 과제가 나왔을 때, 성우가 팀원들에게 "우리 먼저 역할 나누고 순서 정하자"고 먼저 말했다는 거였어요. 담임 선생님이 놀라셨다고 했습니다. 충동적으로 먼저 달려드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을 멈추게 하고 순서를 먼저 설계하자고 한 거니까요.
💬 "엄마, 코딩에서 순서 먼저 쓰면 안 막히잖아. 이것도 그렇게 하면 되지 않아?"
이 말이 나오는 순간이 코딩 교육이 기술 교육을 넘어서는 순간입니다. 코딩이 성우에게 남긴 건 블록 코딩 실력이 아니라, 실행 전에 설계하는 습관이었습니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아이가 걱정되신다면, "천천히 해"라는 말보다 순서를 쓰는 종이 한 장을 먼저 건네주세요.
💬 자주 묻는 질문 (FAQ)
학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들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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